불구속 상태로 수사, 재판을 받는 도박사이트 총판의 경우, 실형 선고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혼자서 재판을 받으시곤 합니다. 그러나 도박사이트 총판은 ‘형량’만 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추징금’도 미리 대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혼자서 대응하다가 변론종결일에 검사의 추징 구형이 매우 높은 것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급하게 변호사를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 전 저희를 찾아 온 의뢰인도, 도박사이트 총판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변론종결일에 본인이 도박사이트 총판으로 활동하여 받은 수익금보다 훨씬 큰 금액을 검사가 추징 구형하자, 추징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문의를 하셨습니다. 검사가 구형하는 추징의 액수는, 수사단계에서 이미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그래서 재판 단계에서 뒤늦게 대응을 하려고 하면 추징금을 줄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의뢰인께서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의뢰인이 도박사이트 총판으로서 사이트를 홍보하여 회원들을 가입시키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받은 것은 맞지만, 의뢰인 본인이 도박사이트의 회원으로 참여하여 환전받은 돈도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계좌 상으로는 모두 도박사이트에서 입금된 돈이기에 이 둘이 구분되지 않아서, 모두 총판 수익금으로 산정되어 추징금으로 산정된 것이 억울하다고 하셨습니다.

의뢰인은 이 부분에 대해 경찰, 검찰 조사 단계에서 충분히 주장하였지만, 혼자서 대응을 하였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소명하지 못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재판에서는 더 논리 구조를 가지고 재판부를 설득하여 납득시켜야만 추징금이 줄어들 수 있는데요. 저희는 ✔의뢰인의 계좌를 상세하게 분석하여 찍혀 있는 금액 중 총판 수수료가 아닌 환전 금액으로 볼 수 있는 금액들을 추려내었습니다(추려낸 기술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금액은 추징금을 선고할 때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졌을까요? 그렇습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제출한 증 제1호 및 증거기록의 기재를 종합하면, 피고인의 범죄수익금 중 환전 받은 금액을 공제한 금액만이 범죄수익금이라고 해야 한다'고 하며, 검사 구형의 1/2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추징금을 선고하였습니다. 추징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곧 도박사이트 총판 수익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니, 형량도 줄어들어서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 선고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도박사이트 사건을 비롯하여, 추징금이 선고되는 모든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피의자의 재산에 추징보전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재산을 빼앗기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니, 추징금 선고에 대한 대비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 사건 의뢰인은 다행히도 저희 도움을 받아 재판에서 주장을 바로 잡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사 단계부터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