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돈을 노린 끔찍한 보험사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범죄라는 것에는 저희도 당연히 동의하는데요. 그러나 정당하게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보험사기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무척이나 억울할 것입니다.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구치소에 수감되어 다급히 저희를 찾으신 의뢰인의 사연도 그러하였습니다.

남편이 사망하여 생명 보험금을 청구하였는데, 남편 몰래 본인이 서명을 하고 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의심을 받아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죄로 인정을 받았는데요. 의뢰인은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였지만, 죄질이 무척 나쁘다고 판단되어 실형까지 선고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만난 의뢰인은, 정말로 남편이 본인의 의사로 보험 가입을 하였고, 남편이 본인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서명을 한 것이 맞다고 하시며 눈물을 흘리며 억울해하셨습니다.

저희가 사건을 검토하여 보니, 남편이 보험계약서에 서명한 시간에, 남편이 집에 없었다는 증거가 제출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의뢰인이 서명을 한 것으로 인정되어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것입니다. 남편이 서명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의뢰인의 억울함을 풀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요. 거듭하여 억울함을 호소하시는 모습에, 의뢰인을 믿고 무죄를 밝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기로 하였습니다.

사건을 검토하던 중, 저희는 의뢰인의 무죄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한 가지 가설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보험설계사가, 의뢰인의 남편이 서명한 보험계약서를 제출하지 않고, 본인이 서명한 보험계약서를 제출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보험설계사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빠르게 본인이 서명한 계약서를 제출해놓고, 남편이 서명한 서류로 바꿔야 하는 것을 깜빡한 것입니다. 물론 보험설계사는 극구 부인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2심에서 보험설계사의 필적 감정 신청을 하였고, 정말 놀랍게도 저희에게 유리한 감정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감정 결과, 보험계약서의 서명이 백 퍼센트 보험설계사의 필적이라고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무죄 가능성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하여, 저희는 또 다른 간접 증거들을 찾아서 꼼꼼하게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항소심 재판부를 설득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노력 끝에,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의뢰인이 유죄라는 것을 단정할 수 없다고 하며, 보험사기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사건을, 2심에서 무죄로 바꾼 것입니다.

보험사기 사건은 명확하게 유죄 증거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억울하게 연루되는 케이스도 있기 마련입니다. 억울하게 혐의를 받게 되었을 때, 혼자서 조사에 임하여 솔직하게 진술한다고 해서 무죄가 밝혀지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의 방어권은, 본인이 적극적으로 법률 대리인의 도움을 받아서 행사해야 함을 말씀드립니다. 이 점을 반드시 유념하셔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