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 대부회사에서 현금 수거 업무를 하는 외근 직원을 구하고 있다는 제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꿈에도 몰랐지만 당연히 그 일은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 업무였고, 경찰의 연락을 받게 되었을 때는 이미 피해자 11명, 피해금액 2억원(정확히는 199,790,000원)이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수사 및 1심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 잘못된 법률 조언을 받아서 무죄 주장을 하고 피해자와 합의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재판이 종결되기 직전에 재판 분위기가 너무 안 좋다고 생각하여 무죄 주장을 철회하기는 하였으나 너무 늦게 변론 방향을 바꿨기에 반성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하였고 결국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셨습니다. 그런데 검사는 ‘피고인의 형이 낮다’며 부대항소까지 한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 사건처럼 피해자가 많고 피해금액도 큰 사건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현금 전달 횟수가 많을수록 보이스피싱인 것을 알아차릴 기회가 많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의뢰인이 구속된 이유는 1심 변론 방향을 잘못 세웠기 때문이었는데 집행유예를 받기 위한 조건을 전혀 준비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항소심 변호사로서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저희는 우선 ① 구속으로 인해 불안하실 의뢰인과 자주 접견하며 충분히 다독여 드리고 가족들의 걱정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는 한편 ② 항소심 집행유예 결과를 위해 사건 기록을 꼼꼼하게 검토하여 1심에서 놓친 주장들을 빠짐없이 하였고, ③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기에 신속히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여 최대한 많은 피해자들과 접촉하였습니다. 저희는 사건을 맡으면 합의도 모두 대행해드리고 있는데요. 그렇게 해서 이 사건도 피해자 11명 중 8명과 합의를 성공하였습니다.

처음 사건을 진행할 때는 1심에서 형량을 많이 받은 탓에, ‘감형’은 받을 수 있겠지만 반드시 ‘집행유예’를 장담하기에는 어려운 사건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무척 긴장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적극적으로 진행, 변론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항소심 집행유예가 선고되어 의뢰인이 석방되고 가족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저희도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잘못 진행된 것을 바로 잡아, 좋은 결과로 만들었기에 무척이나 의미 있는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