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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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리스크 불똥 튄 ‘카뱅’… 카카오 간판 떼나
카카오 법인 ‘벌금형 이상’ 땐
지분 10% 초과분 처분 가능성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는 금융당국이 결국 카카오 법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 법인이 형사처벌돼 대주주 적격성 결격 사유가 발생하면 카카오뱅크의 주인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SM엔터 주식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해 카카오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면서 이들의 소속 회사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검찰 송치 대상에 포함했다.
대표나 관련자가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시세조종 관련 양벌규정을 적용하는 경우는 대개 법인이 페이퍼컴퍼니 같은 경우가 많은데, 카카오 같은 법인을 기소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감원은 이날 기소 의견을 밝히면서 “은행법, 자본시장법 관련 조치 필요 사항과 향후 심사과정에서의 고려 사항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법인의 처벌 여부에 따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련 내용도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대주주는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만약 이번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이 법인 카카오를 재판에 넘기고 벌금형 이상 처벌이 확정되면 금융당국은 카카오를 상대로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릴 수 있고,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면 카카오는 6개월 안에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지분(27.17%) 중 10% 초과분에 대해 처분해야 한다. 카카오는 그동안 공들여 온 은행업에서 발을 빼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카카오 외에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로는 한국투자증권(27.17%), 국민연금(5.30%), KB국민은행(4.88%), 서울보증보험(3.20%) 등이 있다. 사법 절차와 행정소송 등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의 매각 여부가 확정되기까지는 3~5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송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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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랑 살래요" 보육원 가고 싶지 않은 아들…학대한 아버지가 받은 처벌 [디케의 눈물 127]
법조계 "자녀에게 '보육원 보내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정신적 학대 행위 해당"
"초범이기에 벌금형 받은 것…또 아동학대 행위 한다면 가중처벌 받을 것"
"과거엔 아동학대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였지만…최근엔 신고건수 증가하는 중"
"교육기관 및 주변 어른, 주변에서 아동학대 징후 발견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아들을 보육원에 보내려고 학대를 저지른 40대 아버지가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선 아동을 보육원에 보내버릴 것처럼 말하는 것 자체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면서 피고인이 초범이기에 벌금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피고인이 차후 같은 아동학대 행위를 하게 된다면 가중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일 광주지법 형사3단독 이혜림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2) 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1월 6일 오후 4시쯤 전남 나주에 위치한 그의 어머니 집에서 아들 B 군을 때릴 듯이 위협하고, '함께 죽겠다'고 협박하는 등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결과 A 씨는 B 군을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할머니와 함께 살겠다며 거부하자 이같은 학대를 저질렀다. 평소 A 씨는 어머니에게 아들을 맡겨놓고 홀로 생활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아동학대 사건은 가해자가 보호자인 이중적인 지위에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피고인을 길게 구금할 경우 피해 아동을 보호할 사람이 없어지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며 "아울러 피해 아동은 어머니가 없기에 가해한 아버지에게 벌금형을 세게 부과할 경우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그래서 초범인 경우에는 경고 차원에서 형을 부과하는 편이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일로 오종훈 변호사는 "아동을 고아원에 보내버릴 것처럼 한 것은 피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라고 보인다. 특히 아동을 때릴 듯이 위협하고 함께 죽겠다고 협박하는 것 역시 학대 행위로 해석된다"며 "아동복지법 제5호에선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벌금형을 받은 피고인이 차후 동일한 아동학대행위를 하게 된다면 가중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중 채다은 변호사는 "과거에는 아동학대 사건 관련해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어가는 분위기가 있어서 신고건수가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아동학대 가해자의 70%는 부모들인 만큼 이분들이 '자녀를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판심 문유진 변호사는 "자신을 양육하는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아동이 자신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교나 유치원 등 교육기관이나 주변 이웃들에 의하여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경우에는 빠르게 신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이가 학교에 연속으로 불출석하거나 신체에 폭행의 흔적이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변호사는 "아동학대는 학대당한 아동이 성인이 된 경우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아동학대는 그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아동학대를 발견한 어른이 신고해야 한다"며 "특히 이러한 신고가 남의 가정사에 대한 참견이 아니라 피해 아동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된다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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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조폭' 활개 얼마 안 남았다…"범단·조폭범죄 처벌 얼마든 가능"
'압구정 롤스로이스남' 사건을 계기로 'MZ 조폭'에게 적극적으로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이 엄연히 범죄를 목적으로 활동하는데도 구성원 모집 방식이나 범죄 유형이 과거와 달라 수사기관이 혐의 적용에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90년대생으로 이뤄진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구성원을 모으고 불법 스포츠토토(온라인 도박), 주식 리딩방, 가상자산 사기 등 지능형 범죄와 마약 등 최신 범죄에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이 이들에게 과거 조폭처럼 범죄단체조직죄(범단)나 폭력행위처벌법(폭처법)에 따른 조폭 범죄 혐의를 적용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범죄단체조직죄나 조폭 범죄는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해당 법령 적용 대상이 조폭을 넘어 보이스피싱 단체 등으로 확대된 만큼 범죄 사실만 특정한다면 범단이나 폭처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 "'MZ 조폭' 관리대상 아냐…범죄부터 밝혀야 범단 적용 가능"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이 'MZ 조폭'을 범단이나 폭처법상 조폭 범죄 혐의로 처벌하는데 주저한 가장 큰 이유로 신생 조직이라는 점을 든다.
법무법인 청 소속 곽준호 변호사는 "과거 조폭은 족보와 계보가 있어 경찰의 관리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에 죄를 지어 체포될 경우 자동으로 범단 가입이나 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었지만 'MZ 조폭'은 전력이 없기 때문에 과거 방식의 개입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범단법 적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단호히 말했다.
곽 변호사는 "최근 법 적용 대상이 확대돼 조직적인 보이스피싱 범죄나 코인 사기죄에도 범단 혐의를 적용한다"며 "이들이 형, 동생이라 부르는 수평적 관계라 하더라도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질렸으면 현행법으로도 얼마든 처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MZ 조폭이 신흥 조직이어서 범죄 경력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흘러 이들의 범죄 혐의가 쌓이면 기존 조폭과 같은 혐의로 충분히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찰은 롤스로이스남 사건을 계기로 MZ 조폭 사건을 집중 수사하기로 하고 신모씨와 홍모씨의 조폭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MZ 조폭'에게 범단 혐의 등이 적용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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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정당 불허' 정당법, 헌재 합헌 판단받은 까닭은? [법조계에 물어보니 248]
법조계 "한국에 지역주의 폐단 아직 현존하기에…위헌 정족수 채우지 못한 것"
"지역정당 합헌 되더라도 국세 끌어올 생각만 할 것…국가 운영에 반하는 셈"
"과반 넘었다는 것 자체는 시대적 분위기 반영한 것…법 개정 논의 이뤄질 수도"
"지역정당 가능토록 정당법 바뀌면 소수정당 원내 진입해 현 정치 지형에 엄청난 변화 올 것"
이른바 '지역 정당'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 정당법이 재판관 5명의 위헌 의견에도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단을 받았다. 법조계에선 우리나라에 지역주의 폐단이 아직 현존하고, 그 문제점이 여전히 심하기 때문에 위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위헌이라고 본 재판관이 과반을 넘었다는 것 자체가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인 만큼 법 개정을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지역 정당이 가능하도록 정당법이 바뀌게 되면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이 가능하게 돼 현재 정치 지형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했다.
5일 헌법재판소는 정당법 제4조·제17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지난달 26일 기각했다. 재판관 5명이 위헌 의견을 내 합헌보다 많았지만, 결정 정족수 6명에는 미치지 못해 현행법 효력이 유지됐다. 유남석, 문형배, 정정미 재판관 등 5명은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종석, 이은애 재판관 등 4명은 합헌 의견을 냈다. 정당법 3조는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광역시·도에 소재하는 시·도당으로 구성한다'고 정한다. 17조는 정당이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질 것을 요구하며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4조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으로 등록할 수 없다. 이 같은 전국정당 조항 탓에 하나의 지역에만 소재하거나 생태·페미니즘 등을 기치로 내거는 소수 정당은 정당법상 정당으로 등록할 수 없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현행법상 지역 정당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당마다 지역적 기반은 실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지방세와 국세를 포함한 세금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지역들이 경제적 독립이 사실상 어렵다"며 "지역 정당이 합헌으로 될 경우 지방에선 국세만 끌어올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 운영에 반하는 셈이 된다는 부정적 측면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 변호사는 "아울러 지역마다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존재하기에 지역 정당이 없는 한계를 이들이 대표할 수 있다. 또 도의회나 시의회에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있기에 지역민들의 정치적인 아쉬움들은 이분들이 대표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도 있다"며 "위헌 의견이 과반을 넘었지만, 정족수를 넘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정치적으로 심화되어있는 지역주의의 폐단이 심하기에 헌법재판소에서 이같은 배경을 판단한 결과라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주원 최상혁 변호사는 "정당법이 위헌이라고 보는 헌법재판관의 숫자가 과거보다 늘었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간통죄도 위헌이라고 본 헌법재판관 숫자가 한 명씩 늘어서 결국 위헌판단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다만 정당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해야 하는데,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당이 있다면 현실과 괴리가 있다. 지역 이기주의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당법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변호사는 "이번 판결처럼 헌법소원에서 정당법이 합헌이라는 판단을 받았더라도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위한 요건만 충족한다면 계속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헌법소원 재판의 경우 몇 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적인 측면은 원고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법무법인 일로 정구승 변호사는 "현행 정당법은 군소 정당이 난립해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렇기에 이를 위헌으로 보기 위해서는 '현행 정당법이 헌법에 반한다'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며 "과거에는 지역별 정당이 서로의 갈등을 부추기는 요소가 있었지만, 이제는 온라인도 발달하고 KTX로 인해 실질적인 거리로 줄어들었다. 지역 정당이라는 것 자체가 진입 장벽을 지금처럼 높게 설정하면 양당 정치에 견제가 전혀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변호사는 "위헌이라고 본 재판관이 과반을 넘었다는 것 자체도 시대의 흐름상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헌이 되어 법 개정을 하기보다는 의견이 이 정도로 수렴됐으니 정계에서 개정 논의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며 "정당법이 바뀌게 된다면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현행 정치 구도가 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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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전세사기 이어 코인사기도 '범단죄' 적용하나
합수단 "김치코인 사기 판매
불법 환전 돈세탁 조직 대상"
처벌 강화·범죄수익 환수 수월
수사기관이 '범죄단체조직죄(범단죄)'를 가상자산범죄자에게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팀을 꾸려 저지르는 기업형 금융범죄가 늘면서 이를 엄단하자는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범단죄를 적용할 경우 피의자 처벌은 강화하고, 범죄수익 환수 등 피해 회복도 수월하다.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확대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과거 조직폭력배 등 폭력조직에 주로 적용됐던 범단죄는 최근 보이스피싱·전세사기·리딩투자 등 조직적 금융범죄에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전세사기의 경우 임대인과 부동산중개업자, 빌라 건축업자 등이 결탁했다고 보는 경우 검찰이 기소단계에서 범단죄를 적용하고 있다.
인천지검은 지난 6월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수백명의 피해자에게 전세보증금 약 305억원을 편취한 일명 '건축왕'과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등을 기소하며 범단죄 혐의를 적용했다. 수원지검은 지난 7월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리딩투자 사기 문자를 발송하는 방법으로 12억5000만원을 뜯어낸 8명에게 마찬가지로 범단죄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각각 전세사기 조직·주식 리딩방 조직에 처음으로 범단죄가 적용돼 기소된 사례다.
범단죄가 최근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사례는 보이스피싱 범죄 사건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지난 2010년대 중반 처음 범단죄가 보이스피싱 사건에 적용됐을때 변호사들은 '너무 광범위하게 죄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냐'며 법원에서 다투기도 했지만 이제는 (범단죄 적용이) 일반화됐다"며 "범죄단체조직 가입·활동 혐의 등이 적용되면 사기죄 혐의 입증이 어려운 단순 가담자들도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코인' 사기 범단죄 필요"
서울 남부지검에서 운영중인 가상자산합동수사단에선 가상자산 범죄 피의자에 범단죄 혐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관련 피해 규모가 급증하는데다 범죄수익을 신속히 몰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된 가상자산 의심거래는 2021년 66건, 지난해 900건, 올해 6월말 943건으로 1년 6개월 동안 1322% 급증했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 피해규모도 2017년 4674억원에서 지난해 1조192억원으로 급증했다.
기노성 합수단 부부장검사는 지난달 8일 '가상자산의 규율에 대한 법적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3회 형사법 아카데미에서 "'김치코인'을 지속적으로 발행해 사기 판매하는 조직, 조직적인 불법 환전을 통한 돈세탁 업체 등의 경우에는 '범죄집단'으로 의율해 기소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범죄단체조직죄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은 빠르게 주범을 처벌함으로써 피해 확산도 막고 범죄 수익도 박탈하는 효과적 수단이다"라며 "추가로 제3자의 (범단죄) 고발 독려로 초기에 사건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수사기관들의 협업 체계 등이 정비된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범단죄 적용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인 사기에 범단죄 적용시 범죄수익 추징·몰수가 간편해지고, 기소 전 몰수도 논의될 여지가 있는 등 분명 실익이 있다"면서도 "다중 범죄라고 해서 범죄단체로 묶으면 관련자 모두가 같은 죄책을 지는 문제가 생기고, 수사기관도 혐의를 개별적·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노력이 적어지기에 혐의 적용에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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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마다 치는 '쩜백' 고스톱도 도박인가요?
일시 오락 범위 넘어서면 처벌 가능
판돈, 도박 일시·장소, 도박자 지위 등
다양한 정황 고려해 도박 판단
[파이낸셜뉴스] 명절마다 친지들이 모이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꽃놀이가 있다. 화투. 말 그대로 꽃을 가지고 하는 싸움이다. 오랜만에 모인 친척이 다같이 즐겁게 할 수 있는 놀이이기는 하지만 돈이 걸렸으며, 일시적인 오락의 범위를 넘어서면 도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전문가는 다양한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판돈 2만6000원 고스톱도 처벌돼
30일 형법에 따르면 246조 1항에서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문제는 '일시오락'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허용할 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는 것이다.
판례상으로는 1점당 100원을 걸고 한 도박으로도 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지난 5월 25일 도박 혐의를 받는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A씨는 지인들과 함께 지난해 9월 16일 오후 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부산 사상구에서 총 판돈 2만6300원으로 1점당 100원을 가져가는 고스톱을 쳤고 도박 혐의가 적용됐다.
한편 도박 처벌 전력이 있는 사람이 고스톱을 친 데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사례도 있다. 대구지검은 지난 2021년 B씨에게 도박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고 1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항소했다. 검찰은 도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B씨가 또다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도박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대구지법 제1형사부는 지난해 6월 23일 검찰의 항소를 기각해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지인 사이에서 고스톱을 친 점 △딴 돈으로 국수를 사먹기로 한 점 △3점에 300원씩, 1점 추가 시 100원씩 가산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체 판돈 규모가 6만2000원에 불과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점당 100원이냐 500원이냐'는 문제 아냐"
도박죄 적용 여부는 도박한 장소와 시간, 도박한 사람의 직업, 판돈의 규모, 도박하게 된 경위, 상습성 등을 판단해 결정한다.
판돈을 과하게 걸거나 도박을 위해 제공된 장소에서 도박하는 등 범죄 의도가 드러나지 않으면 일시 오락으로 구분돼 예외로 인정될 수 있다.
대구지법 제1형사부는 B씨에 대한 항소심 판결문을 통해 "도박죄에 있어 일시 오락의 정도에 불과한지 여부와 같은 그 위법성의 한계는 도박의 시간과 장소,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 및 재산 정도, 재물의 근소성, 그밖에 도박에 이르게 된 경위 등 모든 사정을 참조해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점당 100원이나 점당 500원으로 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상습적으로 도박한 것인지 일시적으로 유흥을 한 것인지, 금액은 얼마나 큰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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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 미끼로 컨설팅비 챙기는 정책자금 브로커
저금리 대출 미끼 소상공인 유인
컨설팅비로 대출금 8∼12% 요구
실제 대출 안 받아도 지불 독촉
불이익 우려 정부 신고접수 꺼려
컨설팅 수수료 규정 마련 등 시급
50대 자영업자 전모씨는 지난 6월 소상공인 저금리 대출 상품을 안내해 준다는 광고를 보고 A세무사무소에 문의했다. A사무소는 은행에서 전씨가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대출금의 8%를 ‘컨설팅’ 비용으로 요구했다. 대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업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상담사는 A사무소는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실력 있는 업체라며 전씨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전씨는 은행에서 자격 미달로 대출이 부결됐다.
대출도 못 받았는데, A사무소는 전씨에게 계약서를 들이밀었다. 대출 안내만 받았을 뿐인데, 해당 업체는 대출이 안 나왔더라도 ‘컨설팅’을 받았으니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독촉했다. 급기야 지난 7월 A사무소는 전씨를 상대로 채권추심 절차에 들어갔다.
소상공인 등에게 정부의 정책자금을 저금리로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대출금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요구하는 업체들이 활개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대출 부결에 수수료까지 떠안는 상황이지만, 정부 단속은 신고에만 의존하는 데다 신고가 가능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이가 많다.
대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모(33)씨도 지난 3월 소상공인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가 대출금의 12%인 360만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지불했다. 컨설팅 없이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최씨는 금융감독원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수사기관에 의뢰하라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 최씨를 돕고 있는 유윈탐정사무소 유은혁 탐정은 “해당 업체는 고소하고 싶으면 고소하라는 식”이라며 “오히려 최씨에게 계약 내용을 누설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설명했다.
25일 정책자금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러한 컨설팅 업체의 횡포를 막기 위해 온오프라인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중기부 자료를 보면 대출 지원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에게 허위 대출 약속을 해주는 등 ‘제3자 부당개입’ 신고 건수는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46건에 그쳤다. 지난 1년간 온라인 신고센터로 접수된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고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경우도 있고 괜히 신고했다가 나중에 불이익을 받을까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법제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정책자금 컨설팅 광고가 넘치지만 정작 단속은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고, 컨설팅 수수료도 별도 규정되지 않아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도 “소상공인 정책자금은 지원이 목적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는지가 중요한데 여기엔 컨설팅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서류 작업 정도를 하면서 대출금의 8∼12%를 수수료로 받는 것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치 컨설팅 덕에 대출이 나온 것처럼 설명하고 ‘눈먼돈’을 받는 것은 사기 혐의의 여지도 있다”고 꼬집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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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증거 수집' 목적이라도…남편-내연녀 대화 몰래 녹음했다면 처벌 [디케의 눈물 121]
법조계 "녹음자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몰래 녹음한 것은 도청에 해당…처벌 대상"
"탐정업체나 사설 흥신소 의뢰해 증거 수집했더라도 처벌…합법적인 선에서 해결해야"
"이혼 사건, 위자료 낮아 '불륜 인정' 되더라도…당사자 겪는 정신적 고통 작게 반영"
"불륜 배우자에 재산분할 및 양육권이라도 불이익 줄 수 있도록 법 개정될 필요 있어"
남편의 불륜 행위를 확인하려고 차량에 녹음 기능을 작동시킨 휴대전화를 놓고 내연 관계로 의심되는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50대가 법원으로부터 선고유예를 받았다. 법조계에선 녹음자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몰래 녹음한 것은 도청에 해당하기에 처벌을 받는 것이라며 피고인이 탐정업체나 사설 흥신소에 의뢰해 증거를 수집했더라도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혼 사건의 경우 위자료가 낮아 배우자의 불륜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당사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이 작게 반영되는 경우가 즐비하다며,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에게 재산 분할과 양육권이라도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26일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부(김신유 지원장)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9·여)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에 해당하는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A 씨는 2020년 5월 9일 오전 8시께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남편 B 씨의 차량 운전석 뒷주머니에 녹음기능을 작동시킨 휴대전화를 넣어두고 남편과 타인 간의 대화를 3시간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남편의 내연 관계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려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사실이 공소장에 담겼다.
이혼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이인철 변호사는 "통신기능보호법상 녹음자도 참여한 대화 녹음이면 괜찮지만, 본인이 참여하지 않고 몰래 차에 둔다든지 할 경우에는 처벌받을 수 있다. 몰래 녹음한 것은 도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며 "다만 이 사건의 피고인의 경우 행동 자체가 죄는 되지만, 재판부에서 선고 유예를 해줬다는 것은 선처의 의미가 강하다고 보면 된다. 불륜 행위를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저질러진 범행이기에 그 동기와 경위를 고려해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이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선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이 불법적이면 안 된다. 특히 도청, 위치 추적, 해킹과 같은 방법들은 불법이기에 합법적인 선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그러므로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서 녹음하거나 휴대전화도 동의를 받아서 확인하는 등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법률사무소 해내 한용현 변호사는 "피고인이 탐정업체나 사설 흥신소에 의뢰해서 증거를 수집했더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 교사범과 정범의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타인과의 대화를 녹음할 때 대화 당사자가 없는 상태에서 몰래 한 녹음이라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이혼 사건의 경우 위자료를 높이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는 위자료가 너무 적어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인정되더라도, 당사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이 충분히 반영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재산 분할과 양육권 역시 귀책 사유가 있는 배우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상대방의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미국, 유럽 등 서구권 국가는 간통죄를 처벌하지 않고 있다. 아랍권 국가 등 일부에서만 간통죄를 중형에 처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간통죄 처벌을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시민들도 '간통죄 불처벌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곽 변호사는 "배우자의 불륜으로 인한 이혼 사례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보다는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많아졌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며 "특히 불륜 피해자들도 과거와 달리 '참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아져 전체적인 소송 건수가 증가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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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도와줄게"… 정책자금 브로커 극성
저금리 대출 미끼 소상공인 유인
컨설팅비로 대출금 8∼12% 요구
실제 대출 안 받아도 지불 독촉
불이익 우려 정부 신고접수 꺼려
컨설팅 수수료 규정 마련 등 시급
50대 자영업자 전모씨는 지난 6월 소상공인 저금리 대출 상품을 안내해 준다는 광고를 보고 A세무사무소에 문의했다. A사무소는 은행에서 전씨가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대출금의 8%를 ‘컨설팅’ 비용으로 요구했다. 대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업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상담사는 A사무소는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실력 있는 업체라며 전씨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전씨는 은행에서 자격 미달로 대출이 부결됐다.
대출도 못 받았는데, A사무소는 전씨에게 계약서를 들이밀었다. 대출 안내만 받았을 뿐인데, 해당 업체는 대출이 안 나왔더라도 ‘컨설팅’을 받았으니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독촉했다. 급기야 지난 7월 A사무소는 전씨를 상대로 채권추심 절차에 들어갔다.
소상공인 등에게 정부의 정책자금을 저금리로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대출금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요구하는 업체들이 활개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대출 부결에 수수료까지 떠안는 상황이지만, 정부 단속은 신고에만 의존하는 데다 신고가 가능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이가 많다.
대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모(33)씨도 지난 3월 소상공인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가 대출금의 12%인 360만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지불했다. 컨설팅 없이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최씨는 금융감독원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수사기관에 의뢰하라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 최씨를 돕고 있는 유윈탐정사무소 유은혁 탐정은 “해당 업체는 고소하고 싶으면 고소하라는 식”이라며 “오히려 최씨에게 계약 내용을 누설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설명했다.
25일 정책자금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러한 컨설팅 업체의 횡포를 막기 위해 온오프라인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중기부 자료를 보면 대출 지원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에게 허위 대출 약속을 해주는 등 ‘제3자 부당개입’ 신고 건수는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46건에 그쳤다. 지난 1년간 온라인 신고센터로 접수된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고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경우도 있고 괜히 신고했다가 나중에 불이익을 받을까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법제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정책자금 컨설팅 광고가 넘치지만 정작 단속은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고, 컨설팅 수수료도 별도 규정되지 않아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도 “소상공인 정책자금은 지원이 목적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는지가 중요한데 여기엔 컨설팅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서류 작업 정도를 하면서 대출금의 8∼12%를 수수료로 받는 것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치 컨설팅 덕에 대출이 나온 것처럼 설명하고 ‘눈먼돈’을 받는 것은 사기 혐의의 여지도 있다”고 꼬집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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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추석 어디서 쇨까…구속심사 쟁점은 '사법방해 의혹'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헌정 사상 첫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이 대표의 사회적 신분과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이른바 '사법방해 의혹', 즉 증거인멸 우려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따라 오는 26일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구속 영장 발부를 위해서는 혐의의 중대성이 일정 부분 이상 소명돼야 한다. 검찰은 이 대표의 구속 영장 청구서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의 관계를 집중 할애했다. 백현동 의혹에서는 측근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의 관계를 강조했다. 이 대표의 증거인멸이 이미 현실화됐다며 구속 필요성도 역설했다. 다수 범죄 처리 기준에 따른 경합범 가중 시 이 대표에게 11년 이상 36.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도 적었다. 수사팀 관계자는 "구속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은 수사과정에서 다툼 없이 혐의가 명백한 부분을 기재했다"라고 자신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해 200억 원 손해를 입게 했다는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로비스트' 의혹을 받는 김인섭 전 대표는 검찰에 "정진상에게 '성남도개공까지 사업에 참여시키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배제를 청탁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전 회장은 스마트팜 비용과 방북비 등 800만 달러를 자신들이 대납하는 것을 이 대표가 아는지 여러 차례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성태 전 회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긍정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구속 심사 단계에서는 증거인멸 우려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 약 11쪽을 할애해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 기록에 포함된 김성태 전 회장의 비서실장 엄모 씨의 증인신문 녹취서 일부를 자신의 SNS에 게시하며 '쌍방울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밝혔는데, 검찰은 이를 놓고 "이화영 전 부지사를 포함한 관련자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라고 봤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검찰에서 대북송금 의혹과 이 대표 사이 관련성을 인정했는데, 검찰은 이 대표 측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화영 전 부지사 배우자가 박찬대 민주당 의원과 접촉한 후 이 전 부지사의 기존 변호인을 해임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 대표의 검찰조사가 가까워지자 갑자기 '이재명에게 보고한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서를 작성하는 등 이재명의 증거인멸은 이미 현실화됐다"며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진술한 김성태 전 회장을 공개적으로 '조폭 출신 불법 주가조작 세력'이라고 비난한 모습, 이화영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측근 의원의 회유를 받고 남편을 배신자로 취급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기본 권리조차 받지 못하도록 철저히 고립시켜 진술을 번복시킨 모습 등을 보면 이화영 전 부지사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이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 및 증거인멸 시도로 각종 불이익과 보복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적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역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 동의를 촉구하며 "이 대표는 헌법적 가치인 선거 공정성을 침해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사법질서를 교란하는 위증교사죄를 저질렀고, 그 과정에서 도지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계획적으로 집요하게 위증을 교사한 것으로 죄질이 대단히 나쁘다"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염려를 고려했을 때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제1야당 대표라는 특수한 신분, 단식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된 상황도 법원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건"이라며 "쌍방울 사건에서 석연치 않은 일이 많이 일어났고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에서도 피고인 자신을 위한 행동으로 볼 수 없는 언행이 나왔다. 이 대표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이자 당대표라는 신분, 단식 후 건강 악화 등에 중점을 둔다면 변수가 있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 역시 "사안의 중대성이나 증거인멸 우려를 봤을 때 일반 사건이라면 당연히 구속영장이 발부될 사건"이라며 "혐의 자체가 위증교사라 증거인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봐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적 거물이고 단식이 특이점"이라고 덧붙였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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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6일 영장심사 출석할까..."불응시 검찰, 구인영장 집행할 듯"
26일 영장실질심사…불출석 가능성도
구속 집행 정지 기준 까다로워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오는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장기간 단식으로 인한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구속 집행의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백현동에 아파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성남시에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경기도지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대북사업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방북비용 대납을 요구해 북한에 500만 달러를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다.
이 외에도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이 대표가 본인의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8년 12월 허위 증언을 요구한 혐의도 포함됐다.
영장전담판사로부터 실질 심사를 받은 이 대표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는 바로 구치소 수감 절차를 밟게 된다.
반면 23일째 단식을 이어 온 이 대표가 건강상 이유로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거부할 수 있다. 검찰 출신 임무영 변호사는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검찰이 구인영장을 집행해 심문을 받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침대에 눕거나 휠체어에 앉아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변호인만 참여해 심문을 진행하거나 서면 심사로 대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6일 밤, 늦으면 27일 새벽 판가름 난다. 이 대표의 구속이 결정되더라도 건강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 악화 정도가 심할 경우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구속영장을 집행한 후 집행 정지 결정을 내린 뒤 병원에 입원시키고, 치료가 끝나는 대로 구치소에 수감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대기업 총수들의 '황제보석' 논란 이후 구속 집행 정지 기준이 까다로워져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건강 문제로 인한 구속 집행 정지는 암환자 수준이 아닌 이상 허용되기 어렵다"며 "당장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체와 생명에 장애가 생길 수 다는 전문의의 소견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구속된다면 구치소 내부 의료시설이나 구치소와 연계된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방법도 있다"며 "구속 집행 정지 기준이 과거와 다르게 깐깐해졌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단식이 사법 절차의 변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한 장관은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하고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 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도 힘 있는 사람들이 죄 짓고 처벌 피해보려고 단식하고 입원하고 휠체어 타고 이런 사례들은 많이 있었지만 성공하지는 못 했다"고 지적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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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만원 물어라” 살인예고 첫 손배소
정부, 검거에 4370만원 혈세 낭비
한동훈 “민형사상 모두 책임을”
정부가 살인예고 글 게시자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19일 이른바 ‘신림역 2번 출구 살인예고’ 글을 인터넷에 올린 최모(29·구속기소)씨를 상대로 약 4300만원 상당의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씨는 지난 7월 2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 2번 출구 앞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이제부터 사람 죽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신고를 받은 경찰관 수십명이 현장에 출동하도록 해 경찰 업무를 방해한 혐의(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로 지난달 31일 재판에 넘겨졌다.
법무부는 “112신고 접수부터 검거에 이르기까지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경찰기동대 등 총 703명의 경찰력이 투입됐다”며 “경찰관 수당, 동원 차량 유류비 등 총 4370만 1434원의 혈세가 낭비돼 배상을 청구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앞서 살인예고 글에 민사상 책임을 묻기 위해 ‘살인예고 손배소송 전담팀’을 구성한 법무부와 서울고검, 경찰청은 향후 다른 게시자에 대해서도 추가 손배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앞으로도 법무부는 살인예고 글 게시자에 대해 형사책임뿐 아니라 민사책임까지 철저하게 물음으로써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살인예고 글에 대한 처벌 전례나 관련 규정이 없어 손해배상 청구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정부의 손해배상 청구 방침에는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엄포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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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살인예고’ 글 게시자에 첫 손해배상 소송 제기…4300만원 청구
정부가 살인 예고 글 게시자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19일 이른바 ‘신림역 2번 출구 살인 예고’ 글을 인터넷에 올린 최모(29·구속기소)씨를 상대로 약 4300만원 상당의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씨는 7월 2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 2번 출구 앞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이제부터 사람 죽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 수십명이 현장에 출동하도록 해 경찰 업무를 방해한 혐의(협박, 위계공무집행방해)로 지난달 31일 재판에 넘겨졌다.
법무부는 “112신고 접수부터 검거에 이르기까지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경찰기동대 등 총 703명의 경찰력이 투입됐다”며 “경찰관 수당, 동원 차량 유류비 등 총 4370만 1434원의 혈세가 낭비돼 배상을 청구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앞서 살인 예고 글에 민사상 책임을 묻기 위해 ‘살인 예고 손배소송 전담팀’을 구성한 법무부와 서울고검, 경찰청은 향후 다른 게시자에 대해서도 추가 손배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정부가 살인 예고 글 게시자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19일 이른바 ‘신림역 2번 출구 살인 예고’ 글을 인터넷에 올린 최모(29·구속기소)씨를 상대로 약 4300만원 상당의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씨는 7월 2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 2번 출구 앞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이제부터 사람 죽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 수십명이 현장에 출동하도록 해 경찰 업무를 방해한 혐의(협박, 위계공무집행방해)로 지난달 31일 재판에 넘겨졌다.
법무부는 “112신고 접수부터 검거에 이르기까지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경찰기동대 등 총 703명의 경찰력이 투입됐다”며 “경찰관 수당, 동원 차량 유류비 등 총 4370만 1434원의 혈세가 낭비돼 배상을 청구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앞서 살인 예고 글에 민사상 책임을 묻기 위해 ‘살인 예고 손배소송 전담팀’을 구성한 법무부와 서울고검, 경찰청은 향후 다른 게시자에 대해서도 추가 손배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앞으로도 법무부는 살인 예고 글 게시자에 대해 형사책임뿐 아니라 민사책임까지 철저하게 물음으로써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살인 예고 글에 대한 처벌 전례가 없고, 관련 규정도 없어 손해배상 청구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정부의 손해배상 청구 방침은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엄포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먼저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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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변 보는 모습 몰래 촬영했는데도 무죄?…"직접 증거 있어야 유죄" [디케의 눈물 115]
법조계 "'카메라 촬영 소리 들렸다'는 피해자 진술보다…촬영 흔적 담긴 사진 같은 객관적 증거 필요"
"디지털 포렌식으로 피고인 휴대폰 열었다면 확보 가능 증거 있었을 것…수사기관, 증거 수집했어야"
"촬영 범죄 당한다면 직접 대응 피하고 경찰에 신고해야…직접 대응시 2차 피해 이어질 가능성 높아"
"검찰, 공소장 변경해 '촬영죄' 이외 혐의도 추가할 필요 있어…'피해자 진술 명확성'도 부각시켜야"
20대 남성이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용 칸에 있던 여성의 용변 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카메라 촬영 소리가 들렸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간접 증거일 뿐이기에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 등 직접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사기관이 카메라 촬영 범죄에 대한 신고를 받았을 때 증거 확보를 위해 피의자로부터 휴대폰을 임의제출 받거나 긴급체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0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A(20)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월 28일 오후 9시 4분께 원주의 한 주점에 있는 남녀 공용화장실 남성용 칸에서 바로 옆 여성용 칸에 B(21·여) 씨가 들어오자 용변 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오후 9시 4분께 화장실에 들어간 A 씨는 8분 만인 오후 9시 12분께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간대 B 씨를 비롯한 여성 피해자 일행 3명이 이 화장실 여성용 칸을 이용했고 남성용 칸의 남성은 A 씨뿐이었다.
법률사무소 태룡 김태룡 변호사는 "재판부에서 '카메라 촬영 소리가 들렸다'는 피해자 진술보다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포렌식으로 피고인의 휴대폰을 열어봤다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더 많았을 것"이라며 "만약 피고인이 카메라를 실행했다면, 가장 최근에 실행했던 어플리케이션으로 카메라 어플리케이션도 나왔을 것이다. 수사기관이 이같은 직접적인 증거를 수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우리 형법에는 10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면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 재판부에서도 이같은 원칙을 고려해 무죄라는 판결을 내린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카메라 촬영 소리를 들었다'는 피해자의 진술 명확성을 부각한다면 검찰이 항소심에서 유리한 변론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 촬영이 시작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며 "아울러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유의미한 자료를 얻어낸다면 법원으로부터 피고인에 대한 유죄판결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로 사당법률사무소 문건일 변호사는 "'카메라 촬영 소리를 들었다'는 간접 증거로도 유죄가 될 수는 있다. 다만 피고인이 '내가 촬영했다'며 자백했다는 전제가 있어야 피해자 진술이 보강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이 사건 피해자의 '촬영음을 들었다'거나 '카메라가 1/3 정도 들어왔다'는 진술만으로는 '용변 보는 모습을 촬영했다'는 사실의 직접증거로는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 변호사는 "경찰이 처음 신고를 접수했을 때 '카메라로 촬영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피의자로부터 휴대폰을 임의제출을 받거나 긴급체포도 고려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수사기관이 안일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촬영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에게 증거인멸의 염려 등이 있어야 긴급체포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촬영죄 혐의 피의자에게 긴급 압수수색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부연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촬영 범죄를 당했다면 직접 대응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제일 좋다. 본인이 직접 피의자에 대응할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며 "예를 들면 절도 범죄로 시작한 피의자들이 피해자가 본인에 대해 대응하는 하는 걸 겪으면 상해나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성 피해자의 경우 물리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약한 경우가 있기에 더 조심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곽 변호사는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해서 몰래카메라 촬영죄 외의 혐의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형량을 최대치로 확보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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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식 15분간 24% 오릅니다”... 달콤한 ‘그놈 목소리’
“안녕하세요. 급등주 추천 VIP방, 3일만 지켜보세요.”
지난 24일 기자는 급등 종목을 콕 집어 알려준다는 무료 텔레그램 리딩방 문자를 받고 해당 링크 주소를 클릭했다. 리딩방에는 1만 1000여명이 들어와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 39분 리딩방 관계자는 ‘암치료 관련 허가 획득’이라는 짤막한 설명과 함께 암치료제 테마주 A를 추천했다. 기자는 곧바로 10주를 4만 9500원에 매입했다. 실적은 초라했다. A는 6.46%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원금은 4만 630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고수익 약속... 신통치 않자 “투자 시점 늦었다” 딴소리
또 다른 리딩방은 양자컴퓨터 테마주라며 B를 추천했다. 전날 이 리딩방에서는 “다음 날 오전 9시부터 15분간 B 가격이 기본 12.9~24.3%는 급상승하니 초집중하라”고 문자를 보냈다. 24일 개장 직후 B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 오른 3580원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이후 급락해 결국 전 거래일 대비 0.3%오른 3130원으로 마감했다. 기자가 리딩방에 전화를 걸어 “공지와 달리 왜 많이 오르지 않았나”라고 묻자 담당자는 “B는 지난 18일부터 정회원들이 투자했던 종목인데 미리 들어가 있었다면 22%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말을 바꿨다.
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미(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차전지를 필두로 불어닥친 투자 열풍이 초전도체, 맥신으로 테마만 바꿔가며 증시를 연거푸 들썩이게 하자 유사투자자문업(리딩방)을 중심으로 테마주 추천 영업이 활개를 치고 있다. 리딩방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간행물, 방송 등을 통해 금융상품 투자를 조언해주고 일정 대가를 받는데 투자자들에게 ‘묻지마 투자’를 종용하고 불법 개입 소지도 다분해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해 어려운 신기술 관련주... ‘묻지마 투자’ 권유
리딩방은 통상 첫 무료체험 기간 동안 문자·카카오톡·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특정 종목을 추천한 뒤 일대일 상담을 거쳐 유료 가입을 유도해 비공개 SNS로 초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내 한 리딩방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만명 회원들에게 테마주 중심으로 분할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주로 내세우는 종목은 테마주 중에서도 중·소형주다. 다수 리딩방 홈페이지·유튜브에는 인공지능(AI), 오염수, 로봇, 리튬 등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중·소형 테마주 투자를 추천하는 글과 영상이 올라 있다. 관련 이슈가 터지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투자금만 몰려도 큰 폭 상승하는 중·소형주가 리딩방 주요 표적으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단숨에 10배 급등할 이 종목, 미친 척하고 사라” “양자컴퓨터 테마주 사면 조만간 20배” 등 단타를 부추기는 리딩방도 성행 중이다. 앞서 2000년대부터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테마주가 극성을 부리긴 했으나 최근에는 테마주 소재가 다양해지고 소모 주기도 짧아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신기술 등장 사례도 많아지다 보니 기업 내재가치와 무관하게 급등했던 테마주가 폭락하는 양상이 번복되고 있다. 초전도체 테마주의 경우 국내 한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 LK99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뒤 상한가를 찍었으나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보도한 뒤 급락했다.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는 맥신도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한국과학기술원(KIST) 연구진이 대량생산을 가능케 할 분석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직후 맥신 테마주가 폭등했지만 정작 대장주 휴비스가 KIST 연구와의 관련성을 부인하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더 큰 문제는 리딩방 운영자들이 ‘몇시 몇분에 어느 종목을 시키는 대로만 사고 팔아라’며 묻지마 투자를 권유하고, 개미들도 이를 따라 매매하다보니 불법으로 비화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불법 리딩방 피해 민원은 지난 2019년 1138건에서 지난해 3배 이상인 3070건으로 급증했다. 리딩방 운영자가 특정 종목을 몰래 매수하고 회원에게 해당 종목을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다시 이를 몰래 팔고 회원에게 매도를 추천하는 선행매매 수법이 대표적이다.
당국에 신고만 하면 누구든 유사투자자문업 사업을 할 수 있어 금융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도 난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체 수는 약 2100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868곳)에 비해 3년 8개월 만에 2.4배 불어난 셈이다. 신고조차 하지 않거나 유명 금융회사로 속이는 불법 업체, 투자자를 현혹하기 위해 ‘100% 수익 보장’ 등을 내세우는 허위·과장 광고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테마주 쏠림 현상을 경고하며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신설한 리딩방 불법행위 특별단속반을 연말까지 운영하며 집중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17일 투자자에게 테마주 등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시장교란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금융당국의 감독 인력만으로 2000여곳에 달하는 리딩방을 제대로 검사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력 개입 가능성... ‘일확천금’ 꿈꾸지 말고 스스로 조심해야”
전문가들은 ‘세력’ 개입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라덕연도 하루 1% 주가 가격 상승을 목표로 작전을 한 것으로 알려진만큼 현재 테마주도 세력 개입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미 주가조작 사건은 연 30~40건 정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담당한 사건을 보면 테마주를 운영하는 세력들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테마주를 발굴하는 우두머리부터, 돈을 관리하는 자산팀, 홍보팀까지 있다”면서 “정부가 모든 것을 다 관리할 수는 없다. 개개인들이 위험과 수익이 비례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일확천금’에 지나치게 꽂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리딩방이 투자자의 손실을 유도할 개연성이 있다. 특별 단속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상시 감찰반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도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무료라면서 유인하는 불법 리딩방을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유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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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웠다고 '음주상태 남친' 운전하게 한 여성…법적 책임은? [디케의 눈물 114]
법조계 "여성, 운전 거부해 통행 불가능 인식했다면…일반교통방해죄 처벌, 10년 이하 징역"
"여성, 운전 빌미로 협박했다면 협박죄 혹은 강요죄 해당… 금전요구 결부됐다면 공갈죄도 성립"
"결과(교통방행, 사고) 발생 전에 피고인이 차량 이동했기에…일반교통방해죄 인정 어려울 수도"
"피고인이 운전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교통장애 발생했다면…여성에게 일방교통방해죄 성립"
음주운전자가 차량 통행을 막지 않기 위해 짧게 운전을 한 것이라면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당시 피고인은 여자친구에게 운전을 부탁했지만, 말다툼을 해 화가 난 여자친구는 운전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서는 다급한 상황에서 돌연 운전을 거부하는 행위는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 과정에서 협박이나 금전요구가 있었다면 협박죄 혹은 강요죄 등 혐의도 성립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형법 제185조(일반교통방해죄)에 따르면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9일 울산지법 형사항소1-1부(심현욱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죄를 유지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1년 8월 밤 울산 남구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20%의 만취 상태로 약 10m 정도 자신의 차를 운전하고,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A 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여자친구 B 씨에게 운전을 부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운전 중 다투게 됐고, B 씨는 울산의 한 도로에 차를 세웠다. 해당 지점은 차량 1대가 겨우 통행할 수 있는 좁은 도로였기 때문에 A 씨 차량 정차로 뒤 차량까지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뒤 차량이 경적을 여러 차례 울리자 A 씨는 여자친구에게 일단 차량을 이동 조치할 것을 부탁했으나, B 씨는 끝내 운전을 거절했다. 이에 A 씨는 10m 거리를 운전해 차를 큰길로 빼낸 후 도로변에 주차했다. 이 과정에서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고, A 씨는 측정기를 내리치고 경찰관을 밀치기도 했다.
법무법인 유먼 김한수 변호사는 "피고인의 여자친구의 행위(운전 거부)는 형법 제185조에 따라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며 "사건 당시 도로 상황 등에 비춰 봤을 때 자신이 운전을 거부할 경우 교통이 방해돼 통행이 불가능 함을 인식할 수 있었다면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피고인 같은 상황에 처해진다면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은 경찰에 신고해 처리(운전)를 부탁하는 것"이라며 "그 밖에도 뒤차 운전자에게 요청을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확신 황성현 변호사는 "만약 여자친구가 운전 중에 피고인에게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여기서 차를 세워버릴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했다면, 이는 협박죄 내지 강요죄에 해당한다. 아울러 금전요구와 결부됐다면 공갈죄 등도 성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변호사는 또한 "법원이 긴급 피난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법원은 구체적인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더 큰 법익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라고 인정했을 것"이라며 "이 사건을 보면 피고인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는 급박한 상황이다. 누구든 '일단 차부터 빼주자'라고 생각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일반교통방해죄는 결과(교통방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성립된다.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 피고인이 차량을 이동했기 때문에 유죄로 이어지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피고인이 운전을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교통장애가 발생했다면 피고인의 여자친구에게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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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주호민 아들 가방 속 '녹음기' 증거로 인정해야" 의견서 제출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자폐 성향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재판과 관련, 검찰이 주 씨가 몰래 녹음한 녹음기의 증거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50분 수원지법 403호 법정에서 열리는 3차 공판을 앞두고 이 사건을 심리 중인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거능력 및 재판진행관련 의견서'를 지난 17일 제출했다.
검찰은 의견서에 "이미 피고인 측에서 증거 능력을 동의했고, 만일 녹음파일과 해당 녹취록의 증거 능력이 부정되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특수교사 A 씨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녹음기에 담긴 "진짜 밉상이네" "고약하다" "야, 너" "너 싫다" 등의 말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주 씨가 아들 가방에 몰래 넣어 확보한 대화 내용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향후 공판에서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여 녹음기의 내용을 증거 능력으로 인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부에 제출한 (녹음기 증거능력 관련) 의견서 내용이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1일 "무단 녹음을 증거로 인정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사람이나 이를 누설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화의 비밀 자체가 보호법익이기 때문에 대화자와 신분관계가 있거나 대화 내용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라도 일반적인 금지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이처럼 제3자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행위는 현행법상 위법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선 증거 능력은 비교적 폭넓게 인정돼 왔다.
2019년 6월 유죄가 확정된 아동학대 돌보미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생후 10개월 된 아기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한 혐의로 돌보미가 기소돼 1심은 통비법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녹음이 피고인의 인격권을 현저하게 침해하지 않았다"며 녹음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한 바 있다.
서울동부지법은 2020년 학부모가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면서 몰래 녹음한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고, 수원지법 역시 유사한 사례에서 녹음기를 증거로 채택했다. 몰래 녹음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증거 수집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현실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 주씨 역시 입장문에서 "초등학교 2학년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며 "확인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법원이 아동학대 사건에서 몰래 녹음의 증거 능력을 명시적으로 제시한 적은 없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형사 사건의 경우 절차적 정의보다는 실체적 진실을 따진다"며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성인과 아이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점을 감안한다. 아이는 피해를 당했을 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미약한데, 아이가 입을 닫으면 가해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증거능력을 폭넓게 인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A 교사 측이 녹음기의 증거 채택과 관련해 법정에서 검찰과 다툴지 여부는 미지수다. A 교사의 변호인 전현민 JS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당초 녹음기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전 변호사는 '검찰의 의견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음 재판 이후에 연락이 가능하다"고 조심스러운 입장만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이 사건의 재판은 지금까지 2차례 진행됐고, 오는 28일 오전 10시 50분 수원지법 403호 법정에서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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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과 수차례 성관계한 담임…법원이 신상공개 막은 이유는? [디케의 눈물 112]
법조계 "성범죄 재범 위험성 중간으로 판단한 재판부…형사처벌만으로 재발 막을 수 있다고 본 듯"
"항소심도 신상공개 결정하지 않을 것…성범죄 연루됐다고 신상정보공개 위원회 열리는 것도 아냐"
"담임선생님과 학급 제자라는 특수 관계라서 가중처벌되긴 했지만…'형량 4년'은 약하다고 보여져"
"자녀가 성범죄 피해 겪었다면 경찰과 학교에 즉시 알려야…자녀와 선생님의 카톡 내용 수시로 확인해야"
본인이 담임교사로 있는 반의 여중생과 성관계를 맺은 30대 교사가 1심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남성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피고인의 성범죄 재범 위험성이 중간 정도이고, 형사처벌만으로도 재발 우려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신상정보 공개를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자녀들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학부모가 즉시 경찰과 학교에 알려야 하고, 수시로 자녀와 선생님의 카톡 내용 등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19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형사부(전경호 재판장)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학교 교사 A(31)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A 씨는 작년에 첫 부임한 중학교에서 본인이 담당한 반의 여학생을 추행하고 10차례 이상 간음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올바르게 지도·양육하고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책무가 있음에도 성적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운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검찰 측이 청구한 보호관찰 및 신상정보에 대한 공개·고지 명령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변호사는 "재판부에서 성범죄가 일어나게 된 상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판결한 것 같다. 특히 교사와 제자가 성관계를 함에 있어서 폭력성이 있었거나 심각하게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성범죄 재범 위험성이 중간 정도라고 판단했을만한 정황이 있었을 것 같다. 형사처벌과 신상정보 등록만으로도 재발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기에 결정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일로 사당 법률사무소 오종훈 변호사는 "피고인과 피해자는 담임선생님과 학급 제자라는 특수 관계이기에 재판부가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 이같은 사정을 반영했을 것이다"며 "과거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가중 처벌을 받았던 것 역시 마찬가지 맥락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변호사는 "항소심에서도 신상공개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1심에서 신상이 공개되지 않으면 2심에서도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며 "성범죄자에 한해 신상정보공개 위원회를 개최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러나 무조건 성범죄에 연루됐다고 해서 열리는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형량 4년은 약하다고 보여지며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담임 선생님께서 본인 학급 반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미성년자인 학생들은 아직 사리 판단이 안되는 나이이다. 그렇기에 피고인을 매우 강하게 처벌해야 하는 사안이다"라고 꼬집었다.
곽 변호사는 그러면서 "자녀가 이같은 일을 겪게 되면 경찰과 학교에 바로 알려야 한다. 특히 요즘 자녀들이 선생님과 카톡이나 개인적인 연락을 자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시로 확인해서 불상사를 막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